봄과 여름의 경계에서
봄이 되었다. 아니 여름이 되었다. 예전처럼 추운 겨울이 지나간 뒤에 따듯하고 서늘한 기운이 뒤섞여 있는 봄이 아니라, 어느 순간 바람처럼 찾아왔다가 스쳐지나가는 봄이 되었다. 그리고 곧바로 여름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. 오늘 봄이 찾아왔다. 한동안 서려있던 겨울의 찬기운이 이제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따뜻한 기운이 점점이 번져 있다. 나뭇가지에는 물기가 올라 생기가 돌고 있고 벗꽃 같이 화려하게 폈다가 이미 지는 꽃도 있고, 이제 막 꽃망을을 펼쳐보이려는 이름 모를 꽃들이 여기저기에 보인다. 어김없이 올해도 황사가 나타나고, 주말을 맞이한 들에는 텃밭을 일구는 괭이질 소리가 한가로움을 자아내고 있다. 자연의 흐름을 따라 올해도 어김없이 또 틀림없이 한 철이 다가오고 지나가려고 하고 있다. 봄이다. 그리고 여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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